'법인'이라니 엄두도 안 난다고요? '혼자서도 사장(ひとり社長)'이라는 선택지
앞선 글에서 “법인화는 언제 검토하면 될까(법인화의 절세)“를 매출·임원급여 기준으로 따져봤습니다. 숫자상으로는 답이 나오는데, 막상 이런 마음이 드셨을 겁니다.
“법인이라니… 그럼 회사를 차린다는 거야? 나 혼자인데?”
직원도 없고, 번듯한 사무실도 없고, 집 한쪽 책상에서 노트북 하나로 일하는데 ’주식회사 대표이사’라는 말은 어쩐지 나와 상관없는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그 거부감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그 거부감의 상당 부분은 ’법인 = 큰 회사’라는 오해에서 옵니다.
이 글은 손익 계산을 다시 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건 이전 글에서 이미 다뤘습니다. 여기서는 그 앞 단계, “법인이라는 게 대체 뭐길래 이렇게 겁이 나는가“를 풀어드리려 합니다.
결론부터: 일본에는 ’사장 한 명뿐인 회사’가 아주 흔합니다
일본에는 ひとり社長(히토리 샤초)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혼자 사장’. 종업원 없이 대표 한 사람만 있는 법인을 가리키는, 사전에 없는 일상어입니다. 이 표현이 널리 쓰인다는 사실 자체가, 혼자서 법인을 운영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법인은 ’규모’가 아니라 ’형태’입니다. 직원 100명짜리 회사도 법인이고, 나 혼자인 회사도 똑같이 법인입니다. 등기부에 올라가는 순간, 사원 수와 무관하게 법적으로 ’회사’가 됩니다.
먼저 오해 하나를 풀고 갑니다
’법인화’는 지금 하는 일을 크게 벌이는 것도, 사람을 뽑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혼자 하고 있는 그 일을, 개인 이름 대신 ’회사 이름’으로 하는 것뿐입니다. 하는 일은 어제와 똑같습니다. 계약서에 적히는 이름과, 세금·보험을 계산하는 방식이 바뀔 뿐입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 정체성의 차이
가장 헷갈리는 지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무엇이 근본적으로 다를까요?
개인사업자는 ’나 = 사업’입니다. 사업이 번 돈이 곧 내 돈이고, 사업의 빚이 곧 내 빚입니다. 나와 사업 사이에 벽이 없습니다.
법인은 ’나’와 ’회사’가 별개의 인격입니다. 회사가 번 돈은 일단 ’회사 돈’이고, 나는 그 회사로부터 임원보수(役員報酬)라는 형태로 급여를 받습니다. 내가 회사의 대표이면서 동시에 회사의 ’직원’이 되는, 조금 이상해 보이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분리’가 법인의 핵심이자, 절세와 신용의 출발점입니다.
| 항목 | 개인사업자 | ひとり社長 (1인 법인) |
|---|---|---|
| 나와 사업의 관계 | 나 = 사업 (한 몸) | 나 ≠ 회사 (별개 인격) |
| 내가 받는 돈 | 사업 이익 = 내 돈 | 회사에서 받는 임원보수(급여) |
| 세금 종류 | 소득세 + 주민세 | 법인세 + 개인 소득세 (분산) |
| 가입하는 보험 | 국민건강보험 + 국민연금 | 건강보험 + 후생연금 (강제) |
| 설립 절차 | 개업신고서 1장 (무료) | 등기 필요 (실질 6만 엔대~) |
| 대외 신용 | 상대적으로 낮음 | 법인 계좌·법인 계약으로 신용도 상승 |
표만 보면 법인 쪽이 복잡해 보이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엄두도 안 날’ 정도는 아닙니다.
겁나는 이유 1 — “설립이 어렵고 비싸다던데?”
여기서 대부분 ’주식회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일본에는 合同会社(고도가이샤, 합동회사, LLC)라는 형태가 있고, ひとり社長 대부분이 이쪽을 택합니다. 아마존 재팬도, DMM도 합동회사입니다.
합동회사가 왜 문턱이 낮은지 봅시다.
| 항목 | 주식회사 | 합동회사(LLC) |
|---|---|---|
| 등록면허세(登録免許税) | 최저 15만 엔 | 최저 6만 엔 |
| 정관 인증(公証役場) | 필요 (수수료 발생) | 불필요 |
| 인지대(수입인지) | 종이 정관 시 4만 엔 | 전자정관이면 0엔 |
| 실질 최소 비용 | 약 20~25만 엔 | 약 6만 엔~ |
| 설립 소요 | 수 주 | 최단 1~2주 |
| 출자자와 경영자 | 분리(주주/이사) | 일치(전원이 경영 참여) |
합동회사는 정관 인증 절차 자체가 없어서 공증 역장에 갈 일이 없습니다. 전자정관으로 만들면 인지대 4만 엔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소 비용이 등록면허세 6만 엔대까지 내려갑니다.
※ 자본금이 약 857만 엔을 넘으면 등록면허세는 '자본금 × 0.7%'로 계산됩니다. 소규모 1인 법인은 대개 6만 엔으로 끝납니다. 세무사에게 설립을 대행하면 별도 보수가 붙습니다.
’수백만 원을 들여 회사를 차린다’는 이미지와 달리, 합동회사는 책상 하나 값으로 법인격을 손에 넣는 수준입니다.
겁나는 이유 2 — “회계·세무가 훨씬 복잡해진다던데?”
이 부분은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맞습니다. 개인사업자보다 복잡해집니다.
개인사업자의 확정신고는 회계 소프트를 쓰면 혼자서도 어떻게든 해냅니다. 그러나 법인의 결산·법인세 신고는 난이도가 한 단계 올라가서, 현실적으로 세무사(税理士)와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매달 혹은 결산 시 세무사 보수라는 고정비가 생깁니다.
다만 관점을 바꿔볼 수 있습니다. 이건 ’내가 다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하는 비용’입니다. 앞선 글의 손익 계산에서 법인 전환이 이득이라는 답이 나왔다면, 그 이득이 이 세무사 비용을 흡수하고도 남는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즉 이 복잡함은 ’감당 못 할 일’이 아니라 ’값을 치르고 넘기는 일’입니다.
겁나는 이유 3 — “사회보험이 강제라 손해라던데?”
이게 아마 가장 큰 심리적 벽일 겁니다. 정확히 짚겠습니다.
법인을 세우고 대표가 임원보수를 받으면, 직원이 한 명도 없어도 건강보험과 후생연금(사회보험)에 강제로 가입해야 합니다. 법인은 그 자체로 ’강제적용사업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던 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에서,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사회보험으로 갈아타게 됩니다.
’강제’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크지만, 사실관계를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 측면 | 내용 |
|---|---|
| 부담이 되는 점 | 보험료를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내는데, 그 회사가 결국 나이므로 실질적으로는 양쪽 다 내 주머니에서 나갑니다. |
| 그래도 나은 점 ① | 미래에 받을 연금이 국민연금보다 후생연금 쪽이 두텁습니다. |
| 그래도 나은 점 ② | 회사 부담분은 법인 경비로 처리됩니다. |
| 그래도 나은 점 ③ | 상병수당금 등 국민건강보험엔 없는 보장이 붙습니다. |
| 노동보험은? | 종업원이 없는 1인 법인은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 의무가 없습니다. |
'강제'라는 말에 겁먹기 전에
사회보험료는 임원보수를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수를 낮게 잡으면 보험료 부담도 줄어듭니다. 즉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고정비가 아니라, 설계 가능한 변수입니다. 이 보수 설계가 바로 이전 글에서 다룬 ’매출·임원급여 검토’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니 겁먹을 필요 없는 이유를 정리하면
- 혼자여도 됩니다. ひとり社長는 일본에서 흔한 형태입니다. 직원이 없어야 오히려 노동보험 의무도 없습니다.
- 비싸지 않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합동회사는 6만 엔대부터 설립됩니다.
- 복잡함은 넘길 수 있습니다. 세무는 세무사에게 아웃소싱하는 비용의 문제이지, 내가 전부 감당할 일이 아닙니다.
- ’강제 보험’도 설계 가능합니다. 임원보수를 어떻게 정하느냐로 부담이 조절되고, 후생연금이라는 노후 자산이 쌓입니다.
법인화는 ’큰 결심’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형태를 바꾸는 실무적 선택’에 가깝습니다. 하는 일도, 나 자신도 그대로입니다. 바뀌는 건 그 일을 담는 그릇의 이름표뿐입니다.
물론 아무 때나 바꾸는 게 이득인 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언제, 임원보수를 얼마로 잡고 넘어가면 되는가“는 숫자로 따져야 하고, 그건 앞선 🔗 법인화는 언제 검토하면 될까 — 개인사업자 법인화, 절세의 진짜 열쇠에서 시뮬레이션으로 다뤘습니다. 이 글로 ’법인이라는 벽’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조금 걷혔다면, 그다음은 그 글의 숫자를 차분히 대입해 보실 차례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용어
ひとり社長ひとりしゃちょう히토리 샤초
종업원 없이 대표 한 사람만 있는 법인을 가리키는 일상어. 사전에 등재된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1인 법인이 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合同会社ごうどうがいしゃ고도가이샤
일본판 LLC. 출자자와 경영자가 일치하는 법인 형태로, 정관 인증이 불필요하고 설립 비용이 낮아(최저 6만 엔대) 1인 법인이 가장 많이 택합니다.
役員報酬やくいんほうしゅう야쿠인 호슈
임원보수. 법인 대표가 자기 회사로부터 받는 급여. 원칙적으로 매달 같은 금액(정기동액급여)으로 정해야 법인 경비로 인정됩니다.
強制適用事業所ょうせいてきようじぎょうしょ교세이 테키요 지교쇼
강제적용사업소. 법인은 규모와 무관하게 설립 즉시 사회보험 강제 가입 대상이 됩니다. 대표 한 명뿐이어도 보수를 받으면 적용됩니다.
登録免許税とうろくめんきょぜい토로쿠 멘쿄제이
등록면허세. 법인 설립 등기 시 국가에 내는 세금. 합동회사는 최저 6만 엔(자본금 약 857만 엔 초과 시 자본금×0.7%).
이 글의 정보에 관하여
설립 비용·사회보험 관련 수치는 令和8년도(2026년) 기준의 일반적인 값으로, 자본금·자치단체·연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설립과 보수 설계는 반드시 세무사·행정서사 등 전문가 및 법무국·연금사무소 공식 안내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판단을 돕는 참고 정보이며, 세무·법무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